귣뙤 승원

귣뙤 승원은 제 린뽀체(쫑카빠, 1137~1419)의 밀교를 전승하는 매우 중요한 두 곳 중 하나입니다. 다른 한 곳은 귣메 승원입니다. 제 린뽀체의 가르침 중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현교와 밀교입니다. 과거 티베트에는 현교와 밀교를 함께 수행하는 법을 아예 몰라서 현교를 수행하는 이는 밀교를 알지 못했고, 밀교를 수행하는 이는 현교에 어두운 어려움이 있었습니다. 그 뒤 아띠샤(Atīśa, 982~1054) 존자께서 티베트로 오셔서 바로 현교와 밀교를 한 사람이 다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. 특히 스님들이 계율을 온전히 지키면서도 밀교를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심으로써 스님들이 밀교를 저버리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게 해 주셨습니다. 이렇게 수행하는 법을 제 린뽀체께서 아주 자세히 설명하시면서 현교와 밀교를 둘 다 수행하는 법 중에서 특히 밀교의 실천수행법을 귣뙤와 귣메에 전하셨습니다.

귣뙤 승원의 문을 처음 여신 분은 제쭌 꾼가된둛이라고 합니다. 그렇게 시작해서 600년이 지나 지금까지 그 가르침을 생생히 이어오고 있습니다. 그리고 하나 더 특수함을 들자면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엄격한 규율을 가진 승원이 아닐까 싶습니다. 보시면 아시겠지만 귣뙤 승원은 법당에 모이고 앉는 법은 물론 그 때 차를 마시는 그릇 하나도 정해진 크기와 모양에 맞춰진 것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. 그리고 아무리 더워도 긴 센을 여법하게 두르는 등 그 전통이 무너지지 않도록 잘 지켜오고 있습니다. 게다가 제 린뽀체의 밀교수행 중에서도 모든 밀교수행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쌍왕뒤바의 모든 수행을 잘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.

세상에는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밀교의 수행이 전승되어 아직도 수행하는 곳이 많다고는 하지만 귣뙤 승원과 같이 제 린뽀체의 수행이 하나도 손실되지 않고 그대로 전해져 600여 년을 생생히 이어온 곳은 없다고 봅니다. 어떤 대(代)는 좀 손실되어 다시 손보게 되기도 하고, 어떤 대에는 너무 곁가지가 붙어 무엇이 중심인지를 알기 어렵게 되어 전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. 그런 의미에서 귣뙤 승원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.

처음 티베트에 있던 귣뙤 승원이 인도로 와 처음 자리잡은 곳은 달하우지였습니다. 그 뒤 아루나찰쁘라데쉬에 있다가 현재 다람샬라로 옮겨와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. 원래 티베트에 있을 때에도 귣뙤 승원은 자리를 이리저리 옮긴 이력이 많이 있습니다. 인도에서도 서너번 자리를 옮긴 뒤 마지막으로 다람샬라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.